오래 전 '코칭'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처음 들어왔을 때, 사실은 ‘무엇을 어떻게 하는 걸까?’라는 호기심이 가득했습니다. 주변에 코치로 활동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이름은 익숙했지만, 직접 코칭을 받아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간단한 코칭 질문들을 사용해보거나, 짧은 체험 세션으로 받아본 적은 있었지만, 코칭이 사람의 삶과 마음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깊이 체감해볼 기회는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코칭에 대해 막연히 “분명 특별한 무언가가 있을 거야”라고 생각하게 된 건, 제 주변 사람들이 코칭이 일이나 삶에 도움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여러번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코칭'에 대해서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된 것은 창업가들과 멘토링을 진행하면서 그들이 말해준 고민들을 듣고 이야기를 나누면서였습니다. 자금 조달, 제품 개발, 마케팅 전략 같은 현실적인 문제만 다룰 줄 알았는데, 막상 이야기를 이어가다 보면 그 너머에 훨씬 복잡하고 내밀한 고민들이 숨어 있다는 걸 자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비즈니스 이외에 사내 팀원들과의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혹은 삶과 일에서 방향을 잃은 듯한 막막함은 생각보다 많은 창업자들의 공통된 고민이었습니다. 저는 이들에게 “단순히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 이상으로, 어떻게 이분들의 진짜 어려움을 함께 나눌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품게 되었고, 그 물음이 제가 코칭의 세계로 더 깊이 들어서도록 만든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전까지 창업가들과 마주하면 제일 먼저 “무엇이 문제인가?”부터 물었습니다. 이러한 질문의 시작이 문제 정의, 원인 분석, 그리고 해결책 제시등에 분명 빠르고 효과적일 수 있지만, 돌이켜보니 정작 ‘그 문제를 겪는 사람’은 뒷전이었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왜 이 문제가 그렇게 중요한지, 그리고 그 문제가 해결되면 그 사람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같은 ‘내면의 소리’를 들어볼 기회가 적었던 거죠. 어느 순간 “내가 정말 그들의 고충을 깊이 이해하고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고, 스스로도 답답함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코칭을 배우고 실천해보면서, 제가 놓치고 있던 부분이 분명해졌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실제로 ‘사람’에게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문제 자체보다 중요한 건, 그 문제를 고민하는 사람의 가치관, 동기, 그리고 마음속 열망이었어요. “왜 이 문제가 그토록 중요한가요?”라는 질문을 건네는 순간, 상대방이 털어놓는 진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되더군요. 그리고 그들이 진심으로 바라고 있는 목표나 변화가 무엇인지 함께 탐색하기 시작하면, 어느새 해결책도 더 분명해지고, 사람의 내면에서 끌어올 수 있는 자원이 훨씬 풍부하다는 사실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창업가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코칭 철학에서 강조하는 ‘해답은 이미 그 사람 안에 있다’라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라는 점을 여러번 느끼게 됩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갖고 있는 재능과 강점을 충분히 확인하지 못한 채, 해결이 어려워 보이는 문제에만 시선을 집중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코칭을 통해 천천히 내면을 들여다보면, 이미 가지고 있던 능력과 열정을 재발견하는 순간이 찾아오기도 하죠. 그걸 발견했을 때의 눈빛, 다시 한번 의지를 다지는 그들의 표정을 볼 때면 저도 모르게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마치 긴 터널을 지난 끝에, 자신만의 빛을 발견하는 순간을 함께 목격하는 기분이 드니까요. 코칭은 그래서 단순히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이 아니라, 문제를 겪는 사람이 스스로 성장을 이뤄나가는 길을 동행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코칭 기법을 배우면서, 창업가들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이야기와 고민을 더욱 깊이 있게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제가 ‘해결사’가 돼서 문제를 빠르게 진단하고 솔루션을 주면 된다고 여겼다면, 이제는 “이 창업가가 정말 무엇을 원하는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은가?”를 같이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함께 지켜보는 건, 그 어떤 성취감보다 더 큰 감동을 안겨주곤 합니다. 결국 코칭은 우리 모두가 지니고 있는 잠재력을 밖으로 꺼내주는 하나의 열쇠가 아닐까 싶습니다. 앞으로 비즈니스 문제 해결을 넘어, 누군가의 삶과 생각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일에 좀 더 저의 시간과 에너지를 집중해보고 싶네요. '코칭'이 그러한 길을 알려준 것 같아서 정말 좋네요. 이 글을 통해 코칭에 대해 조금이라도 새로운 시각을 얻으셨다면, 그리고 그 시각이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가능성의 문을 열게 해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보람찬 일이라고 생각합니다.